2009년 07월 31일
아,,,, 어지롸~!
한숨도 자지 못했다.
드디어 시작이다.
여름이면 시작되는 이 빌어먹을 놈의 불면증....
뭐 신경쓰는 일이 생기면 또 그렇게 찾아오는 불면증이지만, 여름이면 나의 기분과는 상관없이 불면증이 생긴다.
그래서 기분이 자연스레 더러워지고, 자연스레 여름이라면 학을 뗀다.
난 여름이 싫다. 죽도록 싫다. 하염없이, 무작정, 엄청시리, 겁나게, 무지막지 싫다.
그렇게 날밤을 새고 아침부터 잡힌 약속을 해소하기 위해 땀을 비오듯 흘리며 종횡무진 서울 시내를 누빈다.
포스터 시안은 영 마음에 안들게 나오고 있고, 자금 문제 때문에 리더필름 작업도 스탑된 상태.
쓰벌, 안되는 그림 실력으로 좆나게 그려댔건만.... ㅜ.ㅡ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
내가 만약 그림을 잘 그렸다면 영화를 하려고 했을까?
대답은 아주 쉽게 '아니다'로 결론된다.
영화판이 양아치판이 되는 이유는 아주 다양하고 컬러풀하다.
그제 한 얘기를 오늘 또 하는걸 보니 아무래도 더위를 지대로 먹긴 먹었나부다.
다음 약속에서는 욕을 졸라리 먹었다.
나를 키워주려는 감독님께서 뭘 밀어주려고 해도 간판이 없는 것 때문에 밀어주지 못하다가 이번엔 급기야 화를 내신다.
그저 미안하다.
난 그저 영화가 좋은 놈이고, 간판 달라고 영화하는 놈이 아니었을 뿐더러, 독립영화를 하는 놈이 한독협과 각을 세우고 독립영화 안에서도 독립영화를 하고 있으니 독립영화의 기득권 안에서 간판 달기는 내 스스로 포기한 놈이 아니던가?
그랬는데 그 분께 참 죄송스러워진다.
내 스스로는 내 스스로에게 누구보다 자신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뿐......
독립군이 왜 인정을 못받고 만주에서 개타고 말장사를 해야 했는지 이제 어렴풋이 이해가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그 개탄 말장수가 멋져보이니 아직 정신차릴라면 멀었다.
그저 죄송할 뿐이다.
기득권이 싫어 기득권을 부셔버리고 싶은 놈한테 그런 말을 하게 만든 것이 죄송스럽고,
이도저도 아니면 차라리 그렇게라도 살았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해 죄송스럽다.
알고보니 나 잘난 것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실로 기분 더러운 일이다.
거기에 더해 씨발 여름이다.
한숨을 내쉬며 용돈이라도 벌어야 하잖냐면서 일거리 하나를 주신다.
씨발, 신사역의 뚜레쥬르는 졸라 덥다. ㅠ.ㅜ
다음 약속...
콘티를 보더니 "이거 너무 거창한 거 아냐?'라고 한다.
까짓거 거창하게 갑시다요, 뭐.
그래? 그럼 해봐.
씨바.....
그 말 한마디에 250만원 가지고 난 가장 완벽한 영화제 리더필름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도 난 즐겁게 기꺼이 한다.
왜?
난 아직 개탄 말장수가 멋지다니깐.
청계천 광장시장으로 달려가 생태찌개에 소주 두 병을 깐다.
잠도 한 숨 못자고, 생각해보니 하루 종일 아무 것도 먹은 것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속에서 부글부글 난리가 난다.
난생 처음 술자리를 2시간도 안넘겨 끝을 내고 충무로로 넘어가는 도중 속에서 천둥이 친다.
안되겠다 싶어 그냥 마지막 약속은 무시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오자마자 졸라게 긴 장문의 메일을 보내고 나니 온몸은 땀범벅이고, 내 작업실 방은 사우나탕.
이 컴을 끄고 나가는 순간, 난 좀비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선다.
밤도 깊어 고요한데 간만에 좀비딸딸이나 한번 칠까???
# by | 2009/07/31 21:26 | 작업실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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